고추라는 말을 들으면 맵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친다. 그런데 안 매운 고추도 있고, 먹다 보면 또 먹게 되는 게 한국사람들은 매운 것에 예부터 익숙되어있어서 대표적인 것이 김치이고 김치에 들어가는 재료가 고춧가루이기에 그렇다. 고추의 특징과 역사 맛에 대해 고추의 종류도 참 다양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고추의 특징
유전적인 특성상 교배하면 두 개의 1대째 종자특성을 랜덤 하게 50%씩 가진 고추가 2 대종으로 나온다. 다른 2대째 종자끼리 교배하면 1 대종의 특징을 찾아볼 수 없는 또 다른 3대째 종자가 나오고, 이를 1대째와 교배를 하면 또 다른 종이 나온데 그 때문에 고추는 세계적으로 종류가 어마하게 다양하다. 한국에서 가장 흔한 가늘고 긴 형태의 것 외에도 피망이나 방울토마토처럼 생긴 것 등 다양한 형태가 있으며, 엄청나게 매운 것도 있고, 은은한 단맛이 나는 것도 있는 등 맛도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우리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오이고추는 겉보기는 전형적인 고추처럼 생겼지만 매운맛이 거의 없어 식감이 피망에 가깝고 피망 대용으로 쓸 수도 있다. 피망과 고추가 합쳐진 재배종이라서 비슷한 것이다. 이름은 오이고추지만 그냥 오이가 섞인 것처럼 매운맛이 덜하다는 것뿐 같은 채소이다. 불교에서는 오신채라 해 성질이 맵고 향이 강해 마음을 흩뜨린다해 매운 음식 5가지를 못 먹게 하는데 이 중 고추는 빠져있다. 오신채는 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 그리하여 사찰에서도 고추를 넣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아마도 고추는 나중에 전래되어 그런 듯하다. 향채를 사용하는데 상당한 제약이 있는 사찰 음식에서 이미 고추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서 지금 와서 금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예를 들어 김치를 담글 때 마늘은 빼고 담그고, 스님들이 먹는 라면에도 파와 마늘은 빠진다. 그 외 당연히 육식도 금지이니 이래저래 먹을만한 것이 적은데 고추까지 빠지면 맛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이상 만들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또한 고추는 단순히 매운맛 말고도 보존성을 높여주는 역할도 한다.
역사
처음 고추를 식용한 건 약 9,000년 전 멕시코 원주민들이었다고 하고, 그 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면서 유럽에 전파되었다. 그때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일기에는 후추보다 더 좋은 향료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고 한다. 최초로 고추를 식용으로 사용한 자는 정말 용감한 자였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그럴 것이 단맛을 내는 식물들은 어지간해서는 독을 가지는 경우가 없고 독이 있는 식물들은 쓰거나 매운맛을 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이 그 시절 그렇게 매운 고추를 어떤 배짱으로 식재료로 사용했을까 하는 것이다. 적도 근처 멕시코가 원산지로 원래 한국에는 없는 식물이었으나, 임진왜란과 광해군 시기를 전후로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추측이 된다. 구체적인 유래에 대해서는 일본 유입설과 북방 전래설로 크게 2가지가 있다. 북방 전래설은 다시 둘로 나뉜다. 하나는 고추의 원산지는 북미의 멕시코이며, 그 고추가 육로로 들어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 각지의 고추가 자생하고 있었으며 그것이 콜럼버스 아메리카 도착 이전에 이미 들어와 있었다는 것으로 한국식품연구원, 한국학중앙 연구원의 논증이라 하겠다. 실제로 유래와는 별개로 황희의 청렴함을 강조하기 위해 된장에 고추만 반찬으로 먹었다는 일화도 있고, 순창고추장의 설화에는 이성계가 맛있어서 고추장을 진상하게 했다는 것도 있다. 순창군은 이것이 초시로 고추장의 원형 단계일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맛에 대하여
매운맛의 칼칼하면서 시원하고 깔끔한 맛을 지닌 편이다. 특유의 비린 향도 있는 편이기 하나 맵기에 그리 심하게 느껴지는 편이 아니다. 일반적인 고추는 아주 맵지 않고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는 반면에 청양고추는 매운 편이기 때문에 매운맛을 내기 위해서는 일반 고추 혹은 고춧가루보다 청양고추 혹은 청양고춧가루를 넣는 것이 좋다. 매운맛을 내는 이유는 조류만 열매를 먹도록 하기 위해 진화했다는 설이다. 포유류는 고추의 매운맛을 느끼는 반면에 석형류, 즉 파충류나 조류는 잘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씨까지 씹어 부술 위험이 있는 포유류 초식 동물은 고추를 멀리하고 매운맛을 잘 못 느끼며 과육만 씹어먹고 씨는 온전하게 배설물로 배출하는 조류를 가까이하여 효율적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것이다. 고추의 매운맛은 벌레들에게는 방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 때문에 그 벌레들은 많은 더운 지역의 고추일수록 더 맵게 진화되었다. 사람들은 고추를 지지고 볶기도 하고 튀기고 씨와 기름까지 먹는다. 대부분의 먹을 수 있은 식물들이 다 그렇지만 사람들에게 고추라는 종이 엄청나게 번성했기에 가능하다. 고추를 습한 곳에서 키우면 매워지며, 건조한 곳에서 키우면 덜 매워진다는 것을 학자들은 근거로 삼는다. 습한 곳에서는 균류의 공격이 잦으니 캅사이신을 많이 만들고, 캅사이신이 수분 흡수를 방해하며, 균류의 힘이 약해지는 건조한 곳에서는 덜 매워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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