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고등어는 우선 두툼하니 먹어볼 것이 많다. 다른 생선들에 비해 가격적인 측면도 좋다고 본다. 이 고등어의 명칭과 요리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먹는지를 알아보고 싶어서 포스팅하게 되었다.
고등어의 명칭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고등어라고 나오며, 고도어라고도 쓰인 다른 문헌과 순우리말이 고도리라는 점을 통해 원래 고도어였다가 변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어 고유어 명사 중 끝소리가 이인 것의 상당수 접사 이를 달고 있는 것인데, 고도리가 같은 구성이라면 어근을 고돌로 상정할 수 있다. 여기에 한국어의 특징 중 하나인 발음 리을이 자음을 만날 때 자주 탈락하는 점을 적용하면 한자어 어가 결합하는 과정에서 어근 고돌의 끝소리리을이 탈락해 오늘날의 꼴로 이른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고등어의 새끼를 고도리라고 하는데, 옛말로는 고도리가 바로 고등어를 가리키는 순우리말이었다. 재래시장 등에서 고등어를 셀 때 손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가 있다. 1960년대 이전까지는 자주 쓰였지만 차차 안 쓰기 시작해서 현재는 많이 쓰이고 있지 않지만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생선을 파는 곳에서는 가끔 들을 수 있다. 손이라는 단어는 생선의 포장 방식에서 유래했는데 생선은 바닥에 쌓아 놓아 살이 물러서 아래쪽 생선은 금방 짓무르게 되고 순식간에 개미 등의 벌레들이 몰려들어서 비주얼 상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생선은 반드시 벽이나 전문 걸이에 걸어 놓고 팔아야 했다. 그래서 짚으로 만든 노끈으로 미끄럽고 냄새나는 생선을 걸어둘 수 있게 포장한 것을 손이라고 한다. 노끈의 묶는 법 때문에 한 마리로는 묶이지가 않는다. 그래서 한 손은 두 마리를 의미한다. 굴비나 조기 등도 같은 포장으로 파는데 역시 한 손은 두 마리를 의미한다. 굴비는 스무 마리씩 묶어서 두름이라는 단어로 판매하기도 하지만 고등어는 너무 크고 살이 푸석푸석해서 두름단위로는 판매하지 않는다.
요리
수입고등어는 대부분 노르웨이산이다. 중국산, 일본산의 점유율이 높던 시절도 있었으나 요즘은 한국인들에게 중국산은 납 파문, 일본산은 후쿠시마 앞바다의 방사능 오염 등으로 인해 이미지가 각각 나빠졌기에 자동화를 통한 품질관리로 유명한 노르웨이가 2016년 수입산의 88%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고등어의 사분의 일이 노르웨이산인데 한국 해역 수온상승 때문에 미래에는 국내산 고등어를 구경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맛이 없다는 설이 한 때 있었지만 산지 인근에서 구입한 아주 선도 좋고 씨알 굵은 참고등어가 아니면 노르웨이산 고등어보다 맛있는 국산 고등어는 별로 없다.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대서양고등어로 한국, 중국, 일본에서 잡히는 태평양고등어와는 다른 종이다. 등의 물결무늬가 더 진하고 크기가 크다는 것을 구분점으로 삼는데 뱃살의 기름기가 참고등어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지만 조림이든 구이든 더 좋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기름기가 많은 생선은 구이에 더 어울리기 때문에 구이로는 특히 더 맛있을 확률이 높고 어떻게 요리하든 살집이 두툼해야 맛있기도 하다. 어확량이 많고 가격이 싸면서도 맛이 괜찮은 국민 식탁의 오랜 친구이자 물가의 우등생으로서 중요한 수산자원 중하나이다. 주로 직화구이나 무와 함께 조림으로 먹으며, 가을에 지방 함유량이 높아 맛이 더 풍부하다.
다른 나라에서 먹는 방법
해산물을 많이 먹는 일본에서도 즐겨 먹는 생선으로 시메시바라고 하는 고등어 초절임이 유명하다. 쉽게 상하기 쉬운 고등어를 보존하기 위해 만들어진 음식이다. 뼈를 제거한 후 소금을 적당히 뿌린 뒤 절여서 살을 단단히 해줌과 동시에 비린내 원인이 되는 것을 배출시키고 이후 식초로 초절임 하는 것이다. 식초 덕에 비린내를 싹 다 잡아줄 수 있고 소금으로 인해 고등어 살에 맛이 들어가 풍미가 짙어진다. 일부 가게는 이 시메사바 위에 다시마를 이용해 다시마의 감칠맛까지 더해 주는 집도 있고, 이 때문에 고등어회보다 시메사바를 더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튀르키예의 에게해 연안에는 고등어구이를 에크멕이라는 튀르키예 전통 빵에 넣어서 먹는 음식 발륵에크멕이라는 것도 있다. 한국에서는 고등어 케밥이라고도 하는데, 현지에서 이 음식은 케밥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스탄불에서는 갈라타 다리 아래층의 식당들과 카드쾨이부두가 고등어구이를 잘하기로 유명하다. 에미뇌뉘부드에서는 바다 위에 배를 띄워 부엌을 차려놓고 발륵에크멕을 파는 곳도 있다고 하는데 먹을만하다. 영국의 대서양 연안 지역이나 스코틀랜드 등에서는 훈제를 해서 먹거나, 갈릭 소스 등을 발라서 구워 먹는 경우가 있다. 이때 구운 감자를 많이 곁들인다. 말레이시아나 태국,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도 고등어를 먹는다. 주로 불에 구워 먹거나 기름에 튀겨 먹는 것이 주류이며 인도의 경우 카레에 향신료들을 버무리거나 뿌려서 조리해 먹는다. 대신 이 고등어는 일반고등어보다 크기도 작고 살도 적은 인도고등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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